지난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김민석(오른쪽) 의원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김 의원에 대해 공개적 지지 의사를 밝혔고 이후 김 의원은 지역 경선에서 1위로 올라섰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김민석 후보가 이재명 전 대표의 공개 지지를 받자마자 단번에 1위로 뛰어올랐다. 김 후보는 지난주만 해도 지역 순회 경선에서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김 후보를 불러 지지 발언을 한 이후인 27~28일 부산·울산·경남과 충남·충북 경선에서 즉시 1위를 기록했다.

이 전 대표는 지지자들 앞에서 “김 후보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것이냐”고 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 사이에선 “이 전 대표가 수석(1위) 최고위원으로 김 후보를 원한다”는 말이 돌았고, 이후 김 후보에게 몰표가 쏟아졌다. 이 전 대표 한마디에 지도부 경선 판세가 뒤바뀐 것이다. 당 지도부가 아니라 이 전 대표 ‘측근 뽑기’ 경선과 같다.

이 전 대표는 사실상 별 선거 운동도 없이 90% 넘는 득표를 하고 있다. 과거 당 총재 시절에도 없던 기록적 수치다. 이 전 대표의 경쟁자인 김두관 후보가 이에 대해 “개딸이 당을 점령했다”고 했다. 크게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 여당 의원과 청문회 증인들을 조롱하고 막말을 한 민주당 의원들은 개딸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후원금까지 받고 있다. 개딸 커뮤니티에선 국회 필리버스터 과정에서 최장 시간 발언을 한 박선원 의원에 대해 찬사와 지지 발언이 쏟아졌다. 박 의원은 여당 의원들을 향해 욕설과 막말을 해 국회의장에게 주의까지 받았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엉뚱하게 이 후보자의 빵 구매 의혹을 제기해 “빵문회 하느냐”는 비판을 받은 노종면 의원도 개딸들 사이에서 인기 상한가라고 한다. 채 상병 청문회에서 군인들을 모욕 주고 조롱한 정청래 의원도 마찬가지다.

개딸들은 이 의원들의 후원회 계좌를 공유하며 후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국회에서 이 전 대표의 측근 그룹인 ‘처럼회’ 의원들이 ‘코인 거래’와 각종 막말 파문 등으로 비판을 받으면서도 후원금 상위권을 휩쓸었던 현상이 그대로 재연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