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조선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한 사실을 언급하고 "우리 군대는 대한민국이 타국이며 명백한 적국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똑바로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중앙TV 뉴시스

통일부 차관이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격전지인 쿠르스크 지역에 투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8월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를 기습해 일부를 장악했는데 러시아군은 이 지역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차관은 “(북한) 특수부대원들은 공격에 특화됐기 때문에 후방보다는 당연히 격전지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어느 지역이든 러시아군 전사자가 매일 쏟아지는 곳이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군 사상자는 하루 평균 1271명으로 개전 이후 최대 피해를 입었다. 빼앗긴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지역과 우세를 점한 동부 전선에서 동시에 공세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장 대부분은 숨을 곳이 부족한 개활지다. 탱크 등 기갑 전력은 드론의 먹잇감이 되기 일쑤다. 그래서 지금 러시아군의 주 전술은 2차 대전식 인간 돌격전이다. 인명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북한군도 같은 처지에 놓일 것이다.

가을 우기가 끝난 우크라이나 평원은 ‘라스푸티차’로 불리는 거대한 진흙 밭으로 변한다. 바퀴가 달린 군 장비는 움직일 수가 없다. 방어에는 유리하지만 공격에는 불리하다. 나폴레옹과 히틀러도 여기에 빠져 막대한 병력 손실을 입었다. 북한군이 최전선에 배치된다면 한반도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떼죽음을 당할 수도 있다.

러시아는 참전자에게 월 2000달러 안팎을 지급한다고 한다. 북한군 1만여 명이면 김정은은 연간 수억 달러를 벌게 된다. 사망자가 나오면 별도 수당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김정은은 중국·러시아·중동 등에 수만 명의 노동력을 보내 현금을 챙겨왔다. 이들은 여권을 뺏긴 채 하루 15~18시간의 노예 노동을 하고 있다. 성적으로 학대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500달러 안팎인 월급은 80% 이상 김정은 정권이 떼간다. 그런데 북·중 관계 악화와 대북 제재 등으로 김정은의 해외 노동 수입이 줄고 있다. 그 모자라는 부분을 북 군인들이 총알받이를 해서 채워야 하게 됐다. 그 돈은 김씨 왕조 특권층의 호화 사치에 쓰인다. 북 군인들의 인신 공양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