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검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다시 수사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가 고발된 지 4년 6개월 만인 작년 10월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했는데 6개월 만에 재수사를 결정한 것이다. 이 사건은 주범들의 주가조작에 김 여사가 가담했는지만 가리면 돼 수사에 시간이 걸릴 게 없다. 그런데 윤 전 대통령 재임 시엔 시간을 끌다 무혐의 처분했고,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재수사를 결정한 것이다. 권력이 있으면 죄가 없고, 권력이 없어지면 죄가 있나.
윤 정권은 서울중앙지검장이 김 여사 대면 조사를 추진하자 그를 교체했다. 검찰은 그 뒤 김 여사를 비공개로 출장 조사해 불신을 자초했다. 그러다 무혐의 처분을 하더니 윤 전 대통령이 없어지자 재수사를 한다고 한다. 이젠 어떤 결론을 내려도 납득할 국민이 많지 않을 것이다.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을 뇌물 혐의로 이제야 기소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서씨는 항공업계 경험이 전혀 없는데도 2018년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실소유한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임원으로 채용돼 급여와 주거비 등 2억여 원을 받았다. 이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지 넉 달 만이었다. 그는 민주당 공천으로 국회의원까지 됐다. 이런 일들이 대통령 딸과 사위의 해외 이주와 무관하다고 생각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전형적인 권력형 뇌물 혐의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 명백한 사건 수사를 3년 5개월을 끌다 대선이 임박한 이제야 기소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파렴치한 행태에 대해선 일절 해명 없이 “터무니없고 황당한 정치적 보복 기소”라고 반발했다. 명백한 범죄 피의자가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얼굴을 들고 화를 낸다. 이상하고 모자란 검찰이 만들어낸 요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