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내년으로 미뤄진 도쿄올림픽은 ‘재건과 부흥’을 위한 일본의 승부수다. 일본은 올림픽을 통해 ‘잃어버린 20년’ 경기 침체에 종지부를 찍고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후유증을 극복하며 다시 국제 무대에서 도약하고 싶어 한다. 올림픽 관광객 850만, GDP 600조엔, 도쿄 전체의 ‘5G 스마트 시티’화 등 온갖 기대도 넘친다.
▶도쿄올림픽은 코로나 이전에도 잡음이 있었다. 지난해 여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식자재를 선수단에게 공급하고 사고 현장 인근 경기장에서도 일부 경기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그랬다. ‘후쿠시마 상처 극복’ 메시지 차원이지만 미국·영국 등 일부 국가 언론에서는 바로 방사능 안전문제를 제기했다. 아베는 이런 우려를 불식한다며 “매일 후쿠시마 쌀과 물을 먹어 총재 3선을 했다”고 하기도 했다.
▶당시 ‘방사능 올림픽’을 전면에 부각한 것은 우리 여권(與圈)이다. 과거사, 수출 규제 갈등 국면에서 반일 선동에 앞장서 ‘죽창가’를 부르던 민주당은 도쿄올림픽 경기장이 방사능 영향권에 있다는 지도를 공개하면서 “올림픽 보이콧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의원들은 ‘방사능 올림픽 반대’ 포스터를 잇따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일본이 과거사 사죄 안 하면 전 세계 양심이 올림픽 불매운동을 할 것” “경제 전범국은 평화 제전을 주최할 자격이 없다”며 올림픽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요즘 여권에서 나오는 얘기는 180도 다르다. 갑자기 국정원장, 여당 의원들이 잇따라 일본으로 달려가 “평화 올림픽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여당 원내대표는 “코로나에 지친 전 세계인을 위로하는 도쿄올림픽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너도나도 도쿄올림픽을 추켜세운다. 극성 친문들이 보면 완전한 ‘토착 왜구’다. ‘죽창 부대’가 갑자기 ‘토착 왜구’가 된 이유가 궁금하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도쿄올림픽에 꽂혀 있다고 한다. 김정은과 바이든을 도쿄로 불러 남북미일 정상 회동 이벤트를 벌인다는 것이다. ‘평창올림픽’ 같은 꿈이다. 이것이 되려면 일본과 관계가 좋아야 한다. 앞으로 징용,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서 어떤 양보를 할지 모른다. 바이든이 이 이벤트에 응할지 미지수지만 코로나도 문제다. 지금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악의 창궐 상황을 맞고 있다. 프랑스는 감염된 의사가 진료를 하는 지경이다. 일본도 심상치 않다. 한국 ‘죽창 부대’가 도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코로나 백신 출현을 기원해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