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첫 번째)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8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신종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500만 번째로 마친 한 여성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중해 서쪽 끝에 인구 3만3000명인 영국령 지브롤터가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통계 사이트에 따르면 지브롤터의 백신 접종률(1회 접종자 기준)은 20일 기준 155.3%로 단연 세계 1위다. 2위인 이스라엘(111.9%)보다 훨씬 높다. 1번 이상 백신을 맞은 비율이 89.2%, 2번 다 맞은 비율도 66.2%에 이른다. 영국 보건부 장관은 “지브롤터가 세계 최초로 성인 접종을 마쳤다”고 선언했다. 남은 소수도 이달 말까지 접종을 마칠 예정이다. 영국은 충분한 비율로 예방 접종을 하면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보기 위해 지브롤터에 화이자 백신을 충분히 공급하고 관찰했다.

▶지브롤터는 인구밀도가 높고 스페인과 왕래도 잦아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했다. 인구의 13%인 4270명이 코로나에 걸렸고 이 중 94명이 사망했다. 특히 지난겨울 큰 타격을 입어 최근 2개월간 지역을 봉쇄해야 했다. 그런데 21일 지브롤터의 성버나드병원은 지난해 말 이후 처음으로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남아있지 않은 것을 자축했다. 백신 접종이 늘면서 환자가 급격히 줄다가 더 이상 확진자가 생기지 않은 것이다.

지브롤터 주민들은 이제 자유롭게 저녁 식사를 즐기는 등 일상을 거의 회복했다. 지브롤터와 이스라엘은 소규모 지역과 국가이지만 코로나 없는 세상을 미리 보여주고 있다.

▶지브롤터 주민들은 이제 자유롭게 저녁 식사를 즐기는 등 일상을 거의 회복했다. 한 주민은 “저녁 시간에 외출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초현실적”이라고 했다. 마지막 남은 자정에서 새벽 5시까지 통금은 25일 풀릴 예정이다. 쇼핑할 때 마스크를 쓰는 것 말고는 거의 정상 생활을 회복했다. 한 주민은 “이제 남은 것은 마스크를 벗는 것이다. 사람들의 아름다운 얼굴과 미소가 그립다”고 말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이스라엘도 일상 복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21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의 신규 코로나 확진자는 10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이스라엘은 전체 인구의 112%를 접종해 국가 단위로는 세계 1위다. 2차 접종까지 모두 마친 사람은 인구의 52.3%인 452만명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여행 제한 등 코로나 규제 대부분을 풀었고, 예루살렘 시장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지브롤터와 이스라엘은 소규모 지역과 국가이지만 코로나 없는 세상을 미리 보여주고 있다. 역시 백신만이 코로나 사태를 끝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고 일상 회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이 나라들이 증명하고 있다. 모두 백신을 남보다 먼저 확보한 덕이다. 이런 것이 바로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왜 국민이 권력자에게 권력을 주고 세금을 내 공무원들에게 월급을 줘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