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는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나라 중 하나다. 칠레 인구 1900만 명 중 63.3%가 1회 이상 백신을 맞았고 접종을 모두 마친 비율도 50.0%에 달한다. 그러나 칠레 코로나 확진자는 감소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하루 5000명 이상 나오고 지난 8일엔 7294명이나 발생했다. 칠레는 중국산 시노백을 주력 백신으로 쓰고 있다.
▶칠레만이 아니다. 몽골도 전체 인구의 58.7%가 1회 이상, 52.1%가 접종을 모두 마쳤지만 인구 335만명인 나라에서 하루 2000명 이상 확진자가 생기고 있다. 인구 100만명당 확진자 수로 계산하면 세계 2위 수준이다. 몽골도 중국산 백신을 쓰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산 백신에 의존한 몽골, 칠레, 세이셸, 바레인 등 90여 나라 백신 접종률이 최고 70%에 달하지만 여전히 코로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접종률이 높은 영국에서도 확진자가 많지만 미접종자인 젊은 층 위주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에선 시노백 접종을 마친 의료진 350명 이상이 한꺼번에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과 지난 1일 중국산 백신인 시노팜과 시노백을 긴급 사용 승인하면서 감염 예방 효과가 각각 79%, 51%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중국은 두 백신의 자세한 임상 자료를 공개한 적이 없다. WHO 사무총장은 여러 차례 친중 행보로 구설에 오른 인물이다.
▶홍콩대 연구진이 시노백 백신과 화이자 백신을 맞은 1000명을 대상으로 항체 조사를 해보았다. 연구진은 구체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화이자 접종자가 시노백 접종자보다 항체가 상당히 많았다고만 발표했다. 그러면서 “시노백을 맞은 사람들은 부스터샷(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추가 접종하는 것)을 맞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시노백 효과를 신뢰할 수 없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칠레 보건 당국은 9월에 세 번째 접종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행인지 중국 백신을 맞고 큰 부작용이 생겼다는 소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일부 서구 매체는 “중국산 백신은 부작용도 없고 효과도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물’이라는 것이다. 중국에선 이미 자국 백신 접종이 10억회분을 넘겼다. 우리 정부는 내달 1일부터 백신 접종자는 국내 입국 때 2주 격리를 면제해주기로 하면서 중국 백신도 대상에 포함했다. 중국 백신 맞은 중국인이 쏟아져 들어와도 되는 건가. 델타 변이까지 퍼지고 있어 재검토가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