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는 박과(科)의 덩굴 식물이다. ‘참오이’ 즉 최고의 오이라는 뜻으로 삼국시대부터 재배됐다. 경북 성주는 참외 산지로 유명하다. 낙동강을 낀 습기 많은 토양과 따뜻한 기후, 태풍과 바람을 막아주는 금오산과 가야산 덕분에 국내 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비닐하우스 재배로 아삭한 식감과 당도도 최고 수준이다.

성주 참외.

▶2016년 가을 성주에 갈 일이 있었다. 읍내는 ‘사드 배치 결사 반대’ ‘참외 농가 다 죽는다’고 적힌 붉은 플래카드로 도배돼 있었다. 문중 어른들은 “사드 때문에 망하게 생겼다”고 걱정했다. 당시 사드 반대 단체 등은 “사드 전자파가 사람은 물론 참외까지 오염시킨다”는 황당한 괴담을 퍼뜨렸다. 성주 참외를 ‘전자레인지 참외’ ‘사드 참외’라고 불렀다. 민주당 의원들은 성주군민 촛불집회에서 ‘강력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튀겨질 것 같아’라는 개사곡을 부르면서 탬버린을 치고 춤을 췄다. 이 어이없는 괴담에 많은 사람들이 속아 넘어갔다.

▶각종 괴담과 선동에 참외 농가의 타격은 컸다. 참외 가격이 30% 폭락하고 참외밭을 갈아엎는 농민도 나왔다. 4000억원이 넘던 성주 참외 매출액은 3000억원대로 떨어졌다. 국방 장관은 “전자파 위험을 직접 몸으로 시험하겠다”고 했고, 한 국회의원은 사드 기지 앞에 집을 사서 가족과 살았다. 괌 미군 기지의 사드 전자파가 유해성 기준치의 0.007%에 불과하다는 실험 결과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해발 400m에 있는 사드 레이더가 하늘을 향하기 때문에 땅에 전자파 영향이 없다”고 했다. 전파는 직진하니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좌파 단체와 민주당은 막무가내였다.

▶'전자파 참외’라는 오명을 썼던 성주 참외가 올해 5500억원대의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작년보다 택배 물량은 2배 늘고 가격도 15% 올랐다. 괴담을 뚫고 부활한 것이다. 성주 기지의 전자파가 기준치의 600분의 1로 무해하다는 게 실험으로 입증됐고 탁월한 맛까지 더해진 덕분이다. 과거 ‘사드 참외’라고 했던 선동가들은 뭐라고 할까.

▶황당 괴담으로 피해를 본 건 성주 참외만이 아니다. 2008년 광우병 파동 때 ‘뇌송송 구멍탁’이라며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대했다. 지금 광우병 때문에 미국 쇠고기 안 먹는 사람이 누가 있나. 환경단체들이 천성산 도롱뇽이 죽는다며 터널 공사에 반대해 천문학적 비용을 치렀다. 하지만 공사 후 도롱뇽은 물론 생물종이 더 증가했다. 괴담을 퍼뜨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절대 사과하지 않고 잘못도 인정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