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금요일부터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브로드웨이 극장들이 다음 달 1일부터 실내인 극장 안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2년 4개월 만에 코로나 사태 이전 모습을 되찾는 셈이다. 브로드웨이만 아니라 미국·유럽에서는 대중교통을 제외하면 실내 마스크도 착용 의무를 해제한 곳이 많다.
▶우리나라와 미국·유럽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야외 마스크 풍경일 것 같다. 얼마 전 유럽 여행에서 돌아온 분은 “유럽에선 야외에서 마스크 쓴 사람을 한 명도 보기 어려운데 귀국해보니 아직도 야외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적응하기 힘들 정도”라고 했다. 최근 들어 날씨가 더워지면서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스크’ 등으로 대충 쓰는 사람이 늘긴 했지만 아직도 다수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런데 야외에서는 잘 쓰다가 감염 위험이 야외보다 훨씬 높은 식당·카페에 들어가자마자 마스크를 벗는다. 어이없는 모습이다.
▶일본도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는 것이 우리와 비슷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중순 야외에서는 마스크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일본인 대부분은 여전히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얼마 전 일본 신문은 “마스크를 벗는 것이 마치 속옷을 벗는 것과 같다는 의미에서 마스크를 ‘얼굴 팬티’라고 부르는 젊은이들도 있다”고 보도했다. 팬티가 치부를 가리는 것처럼 마스크도 쓰지 않으면 부끄럽고 이상한 무엇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마스크가 도리어 편하다는 사람들도 생겼다. 일본 한 여론조사에서 ‘마스크를 계속 쓰겠다’는 사람들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남성의 20~30%는 ‘수염을 깎지 않아도 된다’, 여성의 30~40%는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를 들었다. 10대 여성의 40%는 ‘귀엽고 예뻐 보인다’를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마스크를 쓰면 실제 얼굴을 더 예쁘게 상상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우리는 그런 조사 결과가 없지만 엇비슷한 수치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백신 접종도 마스크 쓰기와 함께 동서양이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우리는 백신 접종 완료율이 87%지만 영국은 73%, 프랑스는 78%, 미국은 67%에 불과하다.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 누적 사망자가 미국은 3052명, 영국은 2641명인데 한국은 478명, 일본은 247명이다. 백신의 효과가 클 것이다. 백신 맞고, 손 잘 씻고, 실내에선 최대한 마스크를 쓰되, 의미 없는 야외 마스크는 이제 우리도 그만 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