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 재뉴어리(dry january)’는 2013년 영국에서 시작된 금주 캠페인이다. ‘술 없는 1월’이라는 뜻으로, 새해 금주 결심을 오래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1월 한달만이라도 술을 참아보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이 캠페인 참가자 수가 미미했지만 올해는 미국 참여자만 75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미국 성인의 30% 정도가 참여할 만큼 공감을 얻은 것이다.
▶모임 분위기나 개인적 선호 때문에 금주를 실천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비알코올(1% 미만) 또는 무알코올 음료도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목테일(Mocktail)’은 가짜(Mock) 칵테일, 즉 칵테일과 주조법이 비슷하지만 알코올이 들어가지 않은 칵테일이다. ‘버진(Virgin) 모히토’처럼 맛과 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알코올이 없는 버전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알코올 함량 0%에다 열량까지 월등히 낮은 제로 알코올 맥주가 날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금주 또는 절주 바람이 부는 것은 음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수십 년 동안 여성의 경우 하루 1잔(맥주의 경우 355㎖), 남성의 경우 2잔 이내의 음주는 안전하다고 권고해왔다. 그러나 최근엔 하루 한 잔 미만으로도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의학계의 정설로 굳어져 가고 있다. ‘적당한 음주는 괜찮다’는 과거 통념과 달리 소량 음주더라도 유방암·대장암·간암 등 최소한 7종의 암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미국 의무총감(Surgeon General)이 “알코올 섭취는 미국에서 담배와 비만 다음으로 암 원인 3위”라며 술병에 ‘알코올은 암을 유발한다’는 내용의 경고 문구를 달도록 법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무총감은 미국 공중보건을 책임지는 자리다. 그는 미국에서 알코올 섭취에 따른 암 발생 건수는 매년 10만건, 사망자는 매년 2만명에 이른다고 했다. 미 주류 회사 로비력이 막강해 실제 법제화 여부는 미지수다.
▶우리나라는 이미 술병에 ‘지나친 음주는 간암·위암 등을 일으킨다’ 등 문구를 넣고 있다. ‘지나친 음주’, 즉 ‘과음’에 대한 경고다. 더구나 술병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다. 국회 등에서 경고가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복지부가 과음을 음주로 바꾸는 등 경고 문구를 강화하는 방안을 식약처 등 관련 부처와 논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담배에 비해 비교적 관대한 음주 문화가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