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우구르 사힌(왼쪽)과 아내 외즐렘 튀레지

최근 미국 화이자와 코로나 백신을 공동 개발 중인 독일 바이오엔테크(BioNTech) 창업자는 터키 이민 2세 부부다. 이 코로나 백신이 3상 시험에서 90% 이상 유효성을 입증하자 유럽 증시가 폭등했다. 이 회사 창업자 우구르 사힌 박사는 4세 때 터키에서 독일 쾰른으로 이주했다. 사힌의 부모는 포드자동차 공장에서 일했고, 그는 쾰른대 의대 졸업 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2008년 바이오엔테크를 공동 설립한 그의 아내 역시 독일로 이민 온 내과 의사의 딸이다. 만약 독일이 50여년 전 터키에서 공장 노동자와 의사 이민자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코로나19 종식은 더 늦어지게 됐을지 모른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도 절반 이상이 이민자 출신이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생부는 시리아 출신으로 미 위스콘신대에서 공부했다.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설루션 기업인 ‘줌(ZOOM)’을 창업한 에릭 위안은 중국 산둥반도 출신으로, 1997년 실리콘밸리로 이주했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한국의 미래 성장 동력도 해외 이민 확대에 달려있다.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237만명으로, 총인구의 4.6%에 달한다. 하지만 해외 인력의 90%는 단순기능 인력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한국을 떠나야 한다. 영주권(F-5 비자)을 취득한 사람은 14만명에 불과하다. 우리의 가장 큰 자원은 인적 자원이다. 하지만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7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인적 자원을 확충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이민 확대다. 더 많은 투자자 및 전문성 있는 인재들이 한국에 정착하고 창업해야 새로운 일자리도 생기고 경제도 성장한다. 이민자에게 문호를 확대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