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전남 신안 앞바다에 2030년까지 48조원을 들여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설비 용량은 8.2GW(기가와트) 규모로 원전 6기 발전량에 해당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계획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해상풍력단지는 날개 길이만 최소 수십m인 초대형 해상풍력기를 돌릴 수 있는 바람이 얼마나 많이 부느냐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풍속(風速)이 느리고 풍향(風向)이 일정하지 않아 풍력발전을 하기에 불리한 환경이다. 대규모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서는 유럽 북해 먼바다의 경우 연평균 풍속이 10~11m/s에 달하고 바람도 한 방향으로 불어 풍력발전기의 효율(용량 대비 실제 발전량 비율)이 50%를 넘는다. 하지만 한국은 풍속이 7m/s로 느린 데다 풍향도 일정하지 않아 지난해 국내 75개 풍속발전소 발전 효율(이용률)은 24%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풍력발전의 경우 발전 효율이 최소 30%는 넘어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원전의 경우 발전 시설 이용률은 80~90%에 이른다.
해상풍력단지는 또 여름철 태풍이 몰아칠 경우 가동을 멈추어야 한다. 지진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가 발생해 고장이 날 경우 발전설비 전체가 가동이 중지돼 전력 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발전 효율도 낮고 자연재해 발생 시 속수무책으로 발전을 멈추어야 하는데도 원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정부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면밀한 검토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해 많은 문제가 발생한 태양광발전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풍력발전의 경제성 및 지리적·기술적 조건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신안 해상풍력발전 단지 조성 계획은 재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