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위기는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최대 환경 현안이다.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자연 파괴로 인해 일어나는 이들 문제는 통합적이고 연계된 접근이 필요하다. 기후 위기 해결책을 모색하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이 떠오르면서 두 문제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와 세계경제포럼 보고서도 기후변화 완화의 열쇠로 산림 복원 같은 자연 기반 해법을 강조했다. 나무를 많이 심고 산림을 복원하면 대기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지구 기온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탄소 중립을 위한 자연 기반 해법이 잘못된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높이기 위해 어린 나무를 심으려고 기존 산림을 벌채할 경우 생물 다양성이 희생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산림청은 산림이 노령화되어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워졌다고 판단, 산림의 탄소 흡수량을 높이기 위해 오래된 나무를 베어내고 어린 나무를 심는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산림의 탄소 흡수뿐 아니라 생물 다양성 유지 및 토양 침식 방지 등 다양한 생태 환경 제공 기능을 간과한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산림이 얼마나 빠르게 탄소를 흡수하느냐가 아니라 탄소를 얼마나 오랫동안 가두고 저장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생물 다양성과 기후 적응 능력을 함께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나무를 베어내 나무 심을 공간을 만드는 대신 기존 산림의 고유한 생태적 특성을 살리면서 훼손된 지역을 복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