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는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여러 형태의 빈번한 홍수와 가뭄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후변화로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사이 좁은 국토 안에서 기록적인 홍수와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거나 지역적 편중이 더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지더니, 지난해 말 이후 남부지방에는 유례없는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의 젖줄인 주암댐이 말라가고 있고, 섬진강댐, 수어댐, 동복댐 등도 물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해 물 관리 정책의 획기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우선 전국 1200여 개 댐(높이 15m 이상)의 수원(水源)-수원을 연계해서 비상시 여유량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같은 통합적인 물 관리로 취수원을 다변화하면 최근 부산·대구 등지의 지자체 간 물 문제 갈등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지역적으로 편중된 홍수·가뭄 피해를 분산시키기 위해 하천-하천을 연결하는 촘촘한 물 연결 망 구축도 필요하다. 지난 2012년 충남 서북부지역에 100여 년 만의 가뭄이 발생했을 때 길이 21km의 도수로(導水路)를 건설해 4대강 금강 백제보에서 보령댐으로 하루 11만5000t의 물을 끌어들여 긴 가뭄을 해결한 것은 좋은 사례다. 이와 함께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댐 건설도 계속 추진해야 한다. 홍수·가뭄 관리에 물 그릇(댐)보다 더 좋은 대안은 없다. 우리나라는 연간 총수자원 1323억㎥ 중 실제 이용량은 28% 수준으로, 댐을 더 건설해 소중한 수자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