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일선 부대에 우수한 초급간부가 많아야 한다. 일선 부대는 창끝 전투력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초급간부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처우 미흡으로 수급에 큰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이에 따라 장교 과정별 경쟁률이 대폭 하락했고, 상당수 수도권 대학 학군단(ROTC)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부사관은 지원자 부족으로 계획한 인원의 86%만 선발했다.

요즘 병사 복무 기간은 18개월까지 단축된 반면, 단기 복무 부사관 4년, 학사장교 3년, 학군장교는 2년 4개월로 50여 년 전 그대로이지만 메리트는 거의 없다. 월급은 병사 100여 만원, 하사 173만원, 소위 178만원 수준인데, 조만간 월급 역전이 예상된다. 요구되는 책임과 의무는 많고 고된 일과와 신세대 병사들을 상대해야 하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이런 조건에서 누가 초급간부에 지원하겠는가. 군사훈련을 마치고 임관 직전 학군단을 탈단하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군 복무 기간을 경력에서 제외하려는 공공기관, 공기업, 대기업의 직원 채용 및 승급 분위기도 초급간부 지원 경쟁률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초급간부들이 병사들과의 격차가 확 줄어든 월급과 긴 복무 기간에 대해 느끼는 괴리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이해해야 한다.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초급간부에 지원하는 시대는 지났다. 간부에 걸맞은 근무 여건과 보수 체계를 갖추고, 복무 기간을 현실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당직근무수당, 전방 지역 근무수당, 주택수당 등도 현실화해야 한다. 특히 초급간부들이 제대 후 사회 진출 시 군 복무 기간을 제대로 경력으로 인정하고, 대기업 취업 우대 등 유인책을 제도화해야 한다. 군 초급간부 처우 개선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