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ler Mike, 'Reagan'(2012).

일년이 넘도록 차기 대권을 묻는 설문 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린 이낙연 민주당 당대표의 지지율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를 두고 국무총리 출신은 대통령이 되기 힘들다는 이른바 총리 징크스가 때 이르게 회자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정희 정권과 김대중 정권에서 총리를 지냈지만 ‘영원한 2인자’로 남은 김종필 전 총리와 세 번 대권 도전에 실패한 이회창을 비롯하여 이한동, 박태준, 이수성, 고건, 정운찬에서 최근의 황교안까지 대권 물망에 올랐던 모든 총리들이 마지막 허들을 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총리 징크스가 있다면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유명한 ’20년 징크스'가 있었다. 1840년부터 20년 단위마다 선출된 대통령들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망한다는 무시무시한 데이터를 말한다.

1840년 윌리엄 해리슨, 1860년 에이브러햄 링컨, 1880년 제임스 가필드, 1900년 윌리엄 매킨리, 1920년 워런 하딩, 1940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1960년 존 F 케네디. 무려 120년간 일곱 명의 대통령이 암살되거나 지병으로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이 징크스를 깨트린 인물은 1980년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이다.

이 레이건도 취임하자마자 힝클리의 저격을 받아 징크스의 희생양이 될 뻔 했지만 총알은 기적적으로 심장을 비켜나가 20세기 이후 미국 공화당이 낳은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2016년 트럼프 후보의 대선 슬로건이 바로 레이건 슬로건의 리바이벌이었다.

민주당 지지자들조차도 매료시킬 만한 매력이 그에게 있었지만 그 영광의 빛 뒤엔 신자유주의와 민영화의 어두운 그늘이 있었다. 애틀랜타 출신의 신랄한 래퍼 킬러 마이크는 대통령의 이름을 딴 노래에서 레이건을 처절하게 비판한다.

‘그들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 마치 테러와의 전쟁처럼 /레이거노믹스 덕분에 감옥은 영리 시설로 변했어 /그게 그들이 마약 사범들에게 두 배의 형량을 때리는 이유야 /로널드 레이건은 배우였어 /국가의 진짜배기 지배층의 고용인에 불과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