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ling Stones, ‘Sympathy for the Devil’ (1968)

아시아 국가 중에서 이슬람 문화권의 나라 말고 가장 낯선 국가가 있다면 미얀마일 것이다. 50대 이상의 세대라면 몽애몽, 몽예뉜이 이끌던 버마 축구팀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버마 팀은 동남아시아를 넘어 아시아 축구의 최강국이었다.

미얀마와 우리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의외로 비슷한 대목이 많다. 우선 독립의 영웅 아웅산과 김구가 암살된 것도 그렇고, 한국에서 5·16이 일어난 이듬해인 1962년 미얀마에서도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것이 그렇다. 또 한국에서 1987년 6월 항쟁이 일어난 다음 해 미얀마에서도 군사독재에 반대하는 대규모 투쟁이 일어나 유혈 참극 끝에 26년간 철권 통치를 해오던 네윈이 퇴진한 점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대한민국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군 출신 노태우 정권이 들어서긴 했으나 뒤이은 김영삼 정권에 이르러 하나회 숙청으로 군부의 정치 개입을 일소하고 민주화와 경제적 부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반면 미얀마는 88년 투쟁 이후의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주 세력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마웅에서 탄쉐로 이어지는 억압적인 군부 통치가 계속되었다는 점이다.

2015년 25년 만에 치러진 자유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의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압승을 다시 거두고 군부는 민간으로의 정권 이양을 선포했으나 그들은 결국 오랫동안 공고하게 유지해온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한다. 미얀마 군부는 올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켜 윈민 대통령과 수지 고문을 연금하고 양곤 등 주요 도시에서 시위대를 연일 강경 진압하며 피로 물들이고 있다.

록음악의 레전드 롤링스톤스는 1968년 팝 역사의 위대한 고전이 될 이 노래를 통해 인류의 역사에서 악마가 벌였던 게임들을 통절하게 야유한다. 이 게임은 경찰과 범죄자를, 죄인과 성자를, 머리와 꼬리를 뒤집어 놓는다. 악마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영혼과 신념을 노략질한다. 버마의 민주주의에 정의의 가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