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는 군자뿐만 아니라 소인도 몰려든다. 형세상 아무래도 군자보다는 소인이 더 몰려들 수밖에 없다. 현 정부가 5년 전 권력을 잡은 초기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특히 정권을 빼앗긴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이 정권 몰락을 가져온 소인이 누구인지는 쉽게 꼽을 수 있다. 첫머리에 조국 및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름이 오르리라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다음 자리에 박범계 현 법무부 장관도 이름을 올릴 것이 분명하고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

대선 패배를 당한 이들 입에서 자기 진영 사람들을 향한 반성의 발언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은 한가롭게 문재인 정권을 평가한다는 책을 냈고 최 의원은 2주일 만에 처음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심경을 밝혔다. 그 글을 보면 아직도 멀었다. 지지자들을 향해 살짝 ‘감사와 사과’라는 말을 쓰기는 했지만 온통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증오와 복수 다짐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나라의 주인은 분명 국민이라는 점을, 윤석열씨의 몸과 마음에 확실히 새겨줄 수 있도록 하겠다.”

이런 소인배들만 없었어도 아마 좌파 진영은 정권을 빼앗기지 않았을지 모른다. 권력을 향해 달려드는 소인배에 대해서는 당나라 문인이자 정치가 한유(韓愈)의 잡시(雜詩) 한 수만큼 통렬한 글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침 파리 억지로 내쫓지 말고 저녁 모기 굳이 잡을 필요 없도다

파리 모기 온 동네에 가득하니 오죽하면 서로 부딪칠 정도구나

때를 얻었다 기회 엿보며 너희들 마음대로 씹고 깨물어라[啖咋]

서늘한 바람 부는 구월이 오면 쓸려 나가 흔적도 보이지 않으리라

썰물에 쓸려 가는 지난 권력의 소인배들을 보며 깊이 경계해야 할 사람은 새 권력 주변에 몰려든 소인배들이겠지만 실은 누구보다도 윤 당선인 자신이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