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난(擧難)이란 사람을 쓰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다. 고대 중국 사상가이자 정치가 여불위(呂不韋)가 지은 ‘여씨춘추’ 거난(擧難) 편에는 새로 취임한 ‘인사권자’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들이 새겨 읽어야 할 구절이 실려 있다.

“사물이란 본래 완전무결할 수 없으므로 완전함을 척도로 사람을 쓰기란 본래 어려운 것이 사물의 실상이다. 사람들은 요임금이 자애롭지 못했다고 헐뜯고, 순임금이 아버지를 업신여겼다고 헐뜯고, 우왕이 임금 자리를 탐낸 의도가 있었다고 헐뜯고, 은나라를 세운 탕왕과 주나라를 세운 무왕은 천자를 내치고 죽인 모의를 했다고 헐뜯는다.

이런 사례를 감안할 때 사람이 어찌 완전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군자가 남을 책망할 때는 좀 더 느슨한 일반인 기준으로 하고 스스로를 책망할 때는 더욱 엄격한 도덕적 기준으로 한다. 남을 책망할 때 일반인 기준으로 하면 쉽게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고, 쉽게 만족시키면 사람을 얻게 된다. 그래서 천하를 떠맡아도 넉넉함이 있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는 그렇지가 않아 남을 책망할 때에는 도덕적 기준으로 하고 스스로를 책망할 경우에는 일반인 기준으로 한다. 남을 책망할 때 도덕적 기준으로 하면 나무라는 일이 많게 되고, 스스로를 책망할 때 일반인의 기준으로 하면 쉽게 일을 저지르게 되고 쉽게 일을 저지르면 구차한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천하가 아무리 크다 해도 이를 받아주지 않으므로 몸은 위태롭고 나라는 망하게 되는 것이다.”

고등학생은커녕 중학생 수준에도 어울리지 않는 감성 팔이로 ‘내로남불’ 5년을 보낸 전직 대통령이 사저로 돌아갔다. 유튜브에 나와 조국 전 장관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던 최강욱 의원은 정작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수준 이하 질문을 했다가 지지자들에게 비판받고 있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반지성주의 비판’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거난(擧難)의 정신을 새기는 것이 여야 할 것 없이 지성주의 회복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