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리더십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젊은 직원들의 퇴사 원인 중 58%가 리더의 공감 부족이란 통계도 있다. 그런데 공감 리더십을 강조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추진력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최고라 생각했고 공감 리더십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너무 부드럽고 나약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후 여러 연구에서 공감 리더십이 있을 때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 창의성, 도전 의식 그리고 동료와 일체감 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리적으로 탈진했을 때 회복이 빠름은 물론 스트레스에 따른 신체적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줄여준다.

한 리더십 포럼에서 ‘공감 전에 네 감정이나 잘 조절해라’ 하는 설문 조사 결과를 듣고 웃었다. 공감 잘하는 리더와 짜증 안 내는 리더 중 누가 더 좋은 리더냐는 질문에 직원들이 압도적으로 후자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내 마음은 공감 안 해도 좋으니 네 마음이나 잘 조절하세요’란 이야기다. 그런데 짜증을 잘 내는 리더는 공감 능력이 떨어질까. 꼭 그렇지 않다. 공감을 과도하게 해 ‘공감 피로’가 찾아오면 짜증이 늘어난다. 성격이 삐딱해 짜증을 많이 내는 리더가 욕을 먹는 것은 당연한데 열심히 공감하다 짜증이 커져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되면 이건 억울할 수 있다.

공감 능력을 타고난 사람들이 있다. 공감 유전자가 있는 셈인데, 다른 훈련을 받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감정을 내 감정처럼 받아들이는 감정적 공감(emotional empathy) 능력이 타고난 사람이다. 타인의 아픔에 함께 슬퍼해 주고 눈물 흘려 준다. 누군가 나의 슬픔을 공감해 주는 것 자체가 큰 위로가 된다. 그런데 과도한 감정적 공감은 공감 피로로 이어지고 탈진한 뇌는 공감이 아니라 까칠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요즘 회사 중간 관리자 중에서 공감 피로로 리더를 그만두고 싶다고 호소하는 이가 적지 않다. 리더와 직원 모두에게 힐링의 핵심 키워드인 공감이 스트레스가 된 상황이다. 공감도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 감정적 공감과 더불어 공감적 관심(empathetic concern)이란 공감 기술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감정적 공감이 타고난 타인의 감정을 공유하는 능력이라면 공감적 관심은 타인과 감정적으로는 조금은 거리를 둔 채 상대방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개선해주고 행복을 증진하려는 욕구이다.

예를 들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상황에 처했을 때 내 일처럼 펑펑 눈물 흘리며 안타깝게 위로해 주는 친구도 소중한 친구다. 하지만 감정적 슬픔에서 한 발짝 떨어져 경매로 넘어갈 것을 막는 방법을 알아봐 제시해 주는 친구가, 펑펑 울진 않았지만 더 실제적으로 공감해 주는 친구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