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 앨범 패러슈트

영어권에서 노란색은 돈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질투, 배신, 겁쟁이 나아가 인종차별 같은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21세기 세계 록음악계를 평정한 콜드플레이의 이 노래는 이 색깔이 주는 모든 편견을 넘어서며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를 빚어낸다. 작곡자 크리스 마틴은 이 노래를 쓰는 데 10분 정도 걸렸지만 이 노래 덕분에 10년 넘게 먹고살았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별들을 봐/널 위해 얼마나 반짝이는지 봐/네 모든 행동이/전부 노란색이었어(Look at the stars/Look how they shine for you/And everything you do/Yeah they were all yellow).”

이 노래의 키워드는 제목에서 이미 밝히듯이 ‘yellow’라는 단어 하나다. 그는 단숨에 가사와 멜로디를 만들었지만 마지막 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 순간 그의 눈앞엔 노란색 표지의 전화번호부가 보였고 그는 주저 없이 이 단어를 포착하며 노래를 완성한다.

전화번호부 안의 모든 이름은 평등하다. 여기엔 성별도 인종도 재산 정도도 사회적 지위도 존재하지 않는다. 디지털의 시대와 함께 사라져 갈 이 두꺼운 한 권의 책이 크리스 마틴에게 불멸의 영감을 선사한 셈이다.

130년이 넘은, 무려 19세기 말부터 명맥을 이어온 일본 전화번호부의 역사가 마침내 막을 내리게 되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타운 페이지’라는 이름의 일본 전화번호부는 2005년까지도 6300여 만 부수를 발행할 정도로 널리 보급되었지만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와 더불어 점점 발행 부수가 쪼그라들었고 마침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 전화번호부의 표지 색깔 또한 노란색이다.

기술 강국이라는 별명에 무색하게 일본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는 극히 드문 국가 중의 하나다. 일본의 관공서와 학교는 여전히 팩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학교 교육 업무에서 AI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교가 80%에 육박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최근 일본 정부가 행정 업무에서 ‘플로피 디스크’ 사용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 저장 매체가 무엇인지 아는 한국의 젊은 세대는 아마도 극히 드물 것이다. 이렇게 공중전화와 전화번호부의 기억은 이제 망각 속으로 사라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