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중견기업에서 일하는 가까운 지인을 만났다. 회사에서 팀장인 그녀는 신입 사원들이 앞머리에 헤어롤을 한 채로 업무 처리를 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미간을 찌푸렸다. 햇빛에 비친 그녀의 이마를 보니 이 이야기를 듣는 게 벌써 세 번째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열 살쯤 많은 X세대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문득 예전에, 신문에서 본 2000년생의 특징이 떠올랐다. 임홍택 작가의 ‘2000년생이 온다’라는 책에 따르면, 2000년생의 특징은 3가지다.

첫째, 초합리적이다. 검색해서 얻은 정보로 합리적 선택이 가능한 디지털 세대다. 주장보다 사실, 정통이나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하고 손해는 피한다. 불필요하고 잘못된 사회적 관행, 불공정 계약 등이 이들 때문에 많이 개선됐다.

둘째, 초개인적이다. 권리와 자유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개인주의를 추구한다. 그러나 2000년 초부터 중시된 자존감 교육에 영향을 받아 개인의 권리만 우선시하는 초이기주의로 빠질 우려가 있다.

셋째, 초자율적이다. 자신의 원칙과 결정에 따르는 자율성이 두드러진다. 기존 기업 대신 근무 시공간을 선택하는 배달 라이더 등을 선호한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자율로 질서가 깨지고 갈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처럼 2000년생 역시 원하는 것이 있고 추구하는 방향이 있다. 그들은 반려동물에 진심이며, 차를 달여서 손님에게 권하거나 마실 때 예법인 다도 문화에 관심이 많고, 맡김 상차림이라는 뜻의 오마카세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기성세대와 보낸 시대가 달라서 방향이 서로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을 뿐이다. 팀장을 열받게 하려고 일부러 보란 듯이 헤어롤을 하고 왔을 확률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이런 흐름을 모두 종이 신문으로 접할 수 있다. 신문에는 다양한 나이대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2000년생에 대해 신문을 통해 알게 되고 그들 역시 우리 세대, MZ세대나 혹은 X세대에 대해 신문을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신문은 사회생활을 아직 하지 않는 사람이 비교적 많은 2000년대생에게는 사회 전체를 볼 수 있는 첫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그중 평소에는 관심 없었던 분야의 기사를 한 개씩 매일 읽는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 것 같은가. 그 분야 전문가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또래에 비해 풍부한 배경지식을 쌓게 될 것이다.

이야기를 읽을 때도 인물의 과거를 알면 현재의 사건이 이해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신문을 통해 다른 세대의 과거, 즉 ‘이건 이래서 그런가?’ 정도를 생각할 수 있어도 세대 갈등 해결의 첫걸음을 걸었다고 할 수 있겠다. 분명한 건 다른 세대를 이해할수록 사랑하게 될 거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