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는 “경제는 과학이 아닌 정치”라며 국채를 발행해 가계 부채를 줄이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4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가 저리(低利)의 국가채무를 회피하면, 그 대신 국민이 고리의 가계 부채를 짊어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세계 각국은 지금 국채 비율을 올려가며 국채로 가계지원과 경제살리기를 한다”며 “국채는 갚아서 0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적정 관리가 목표여서, 실제로 갚는 게 아니고 차환발행하며 계속 늘려갈 뿐이다. 전 세계가 그렇게 한다”고 했다. 이어 “일정 기간 내에 갚아야 하고 안 갚으면 강제집행 당하는 가계 부채와 달리 국채는 그런 부담이 없다”며 “국채 발행 후 지역 화폐로 지급해 가계 부채 증가를 막고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이 경제도 민생도 살리는 길”이라고 했다. 가계 부채를 국채로 대신하자는 것이다.
이 지사는 “(왜 일각에서) 국채발행을 반대할까”라며 “국채를 발행해 가계부채를 줄이면 다수 국민은 좋지만 현금 많은 법인과 개인들은 가진 돈의 가치가 떨어져 손해를 보고, 1%에 나랏돈 빌려 개인에게 24% 고리로 돈 빌려줄 기회도 잃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가계 부채를 이용해 이득을 보는 쪽에서 국채 발행에 따라 짊어져야 하는 국가의 ‘부담’을 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사의 이런 주장은 이 지사가 줄기차게 언급했던 코로나 2차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방식과 관련이 있다. 이 지사는 2차 재난지원금을 지난 5월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전 국민에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재난지원금을 일부에게만 ‘선별 지급’하는 것이 결국 복지의 총량을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선별 지급’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때 투입된 14조3000억 중 국채 발행은 3조4000억원 정도였지만, 2차 재난지원금은 거의 전액을 국채로 메워야 하는 상황이라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따르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