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7일 대정부질문에서 당직병 현모(26)씨를 ‘이웃집 아저씨’로 지칭했다. 추 장관은 현씨를 ‘당직병사 A’로 가리키며, "A의 이른바 ‘카더라’, 다른 중대면 속칭 이웃집 아저씨라고 한다. (A씨의) 오인과 추측으로 야당에선 그를 공익제보자라고 한다”고 했다.
‘아저씨’는 군부대에서 다른 중대 병사를 가리키는 은어다. 타 중대 병사들과는 선·후임 관계가 성립하지 않아서 계급이 다르더라도 상호 존대하며 ‘아저씨’ 취급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아저씨’를 ‘병영 은어’로 지목하고 순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국방부는 2012년 서울대와 ‘병영생활언어 교육안’을 작성, ‘아저씨' 호칭과 더불어 ‘깔깔이'(방한내피), ‘꿀빤다'(편하게 지낸다) ‘시마이’(작업을 끝낸다) 등 은어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물론 일선 부대에서 ‘아저씨’ 칭호 사용은 쉽사리 근절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무위원인 법무부 장관 자격으로 대정부질문에서 ‘아저씨’ 호칭을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장관의 입에서 ‘아저씨’라는 말이 나오면 병사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라고 했다.
미 2사단 지역대장을 지낸 이균철 국민의당 경기도당 위원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떻게 전우를 아저씨로 부를 수 있느냐”고 했다.
이 위원장은 “그들의 관계(현씨와 추 장관 아들)는 평상시에는 교육 훈련과 경계,병영 생활을 함께하는 동료이자 자랑스런 카투사 선·후배이고, 유사시에는 서로의 생명을 책임지는 전우”라고 했다.
추 장관 아들 서모씨는 올해 27세, 당직병이었던 현씨는 26세다. 아들 또래인 현씨에겐 ‘아저씨’라고 부른 추 장관은 27세 아들을 줄곧 ‘제 아이’로 지칭했다.
이에 대해서도 현역·예비역들은 물론,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 사이에서도 “자기 자식만 ‘귀한 아이’고 남의 자식은 ‘아저씨’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은 국회에서 아들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아들이) 화가 나서 울고 있다”고도 했었다. 17일 대정부질문에선 “아들에게 참 고맙다. 평범하게 잘 자라주고 엄마의 신분을 내색하지 않고 자기의 길을 헤쳐나가고 있다”며 “아들에게 제가 공인이어서, 당대표여서 미안했고 지금도 미안하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