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가였던 윤봉길 의사 등의 ‘정부 표준 영정’이 친일 작가들에 의해 제작됐으므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27일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이날 공개한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정된 ‘정부표준영정’ 98점 중 14점을 친일 논란이 있는 작가가 그렸다.
대표적으로 현충사에 봉안된 충무공 이순신 영정과 충의사에 봉안된 윤봉길 의사 영정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장우성 화백이 각각 1973년, 1978년 그린 것이다. 표준영정 목록에는 총 6점의 장 화백 작품이 포함돼 있다.
이외에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간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보고서’에 이름이 올라간 김은호 화백 작품이 2점, 김기창 화백 작품이 6점으로 각각 파악됐다.
‘왜구 소탕’을 유언으로 남겼던 문무왕을 포함, 신라 태종무열왕, 조선 세종대왕, 정약용·이이·정몽주 선생, 강감찬·을지문덕·김유신 장군 등 한국사의 주요 위인 영정이 포함됐다.
영정의 저작권은 영정 제작기관 또는 화가에게 있다. 임 의원은 “이순신 장군과 윤봉길 의사의 영정으로, 친일행위자와 그 후손들까지 불로소득까지 얻게 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일제 강점기에 나라를 등지고 친일 행위를 한 작가들이 그린 영정이 국가에 의해 지정돼 후손들에게 전해지는 것은 옳지 않다”며 문체부에 표준영정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