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반도 종전 선언’을 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대한 국제사회 반응이 시원찮다는 분석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다 일리가 있다”고 했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선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문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외교부 외신보도동향을 뒤져봐도 긍정적으로 평가한 외신이 없었다. 실제로 무관심에 가까운 연설이었다”며 “종전 선언 찬반을 떠나서 국가 수반이 의욕적으로 낸 메시지에 국제사회 반응이 없는 이유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의 연설에 반응이 없는 이유를 두 가지로 분석했다. 그는 “연설 직후 북한 군이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총살한 사건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선 (종전 선언 메시지가)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 항구적 평화의 필수 요소는 ‘비핵화’인데, (연설 내용에는) 북핵 폐기에 대한 의지 표명이 없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강 장관에게 “제가 이 두 가지를 나름대로 생각해봤는데, 장관님의 생각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에 강 장관은 “다 일리가 있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북한 군의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인해 관심이 돌아가면서 (문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 장관은 “이번 유엔 총회 연설은 화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다른 정상들 연설도 그렇게 크게 부각은 안 된 상황”이라며 “대통령께서 제시하신 큰 그림과 방향에 대해선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새벽 미리 녹화된 유엔총회 화상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사살된 이후에도 이런 내용의 연설이 그대로 전세계에 방송돼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