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때 ‘달님은 영창으로’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어 논란을 빚었던 국민의힘 김소연 대전을 당협위원장이 9일 당협위원장직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다. 전날 김병민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수막 논란을 당무 감사 대상으로 언급하자 하루 만에 사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역구에 “한가위, 마음만은 따뜻하게” “달님은~♪ 영창으로~♬”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어 ‘달님’으로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모독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직을 자진 사퇴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진중권 등 콕 찍어 ‘교체’ 압박 …당이 관심법으로 당무감사하겠다는 거냐"
김 위원장은 “당내의 여러 인사들, 그리고 당 밖의 진중권 같은 자들과 심지어 박범계까지도 남의 당의 당무감사까지 관여하며 저를 콕 찍어 ‘교체’하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며 “우리 당은 그에 화답이라도 할 모양인 듯 비대위원이 직접 방송에 나가 ‘궁예’라도 된 양 저의 활동의 ‘의도와 의미’를 파악해보겠다고 예고를 했다”고 했다.
앞서 김 비대위원은 전날 라디오에 출연해 “추석명절을 앞두고 현수막에 대한 공통된 문구가 (중앙당에서) 내려왔는데 그 내용의 현수막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다른 의미의 현수막의 문구들이 들어갔다면 거기에 대해서 어떤 의도와 의미가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에게 오해를 살 수 있는 내용이 있었는지를 당무감사위원회에서 파악할 거라고 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당협 활동의 이력이 아니라 관심법으로 당무감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도 않는다”며 “저에게 직접 연락해서 물어봐도 될 일을 방송에 나가서 대외적으로 저격하듯 발언하는 것을 보니 바른미래당 시절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내 분열과 당내 분쟁을 시시콜콜 방송에 보고하며 출연료를 벌어간 것이 생각이 나서, 바른미래당과 민생당의 길을 따라가려는 것인지 불길한 생각마저 들었다”고 했다.
그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른바 ‘달님은 영창으로’ 현수막은 국민의힘 공통 당협 현수막과는 별개로 제 자비를 들여서 직접 게첩한 것”이라며 “우리당 어느 누구로부터 제지를 받거나 질문을 받은 사실도 전혀 없다”고 했다.
◇부정선거 의혹 ·성인지 감수성 정책도 사퇴 이유
김 위원장은 이외에도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당의 대응과 성인지 감수성 정책도 사퇴 이유로 언급했다.
그는 “부정선거 총선무효 규탄 차량 퍼레이드가 우리 대전에서도 열리고 있다. 누구도 폭력을 쓰지 않고 시끄럽게 하지도 않고, 민노총 등 극좌세력들처럼 드러눕고 소리지르고 구호 외치는 일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조용한 침묵 시위가 전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제1야당의 역할은 무엇이냐.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 유권자의 표를 되찾고 확인하겠다는 국민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부정선거 문제제기만 해도 ‘극우’라 낙인을 찍고 음모론자로 몰고 가는 게 제1야당이 할 일 인가”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국민의힘 정강정책 중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부분 등 동의하지 못할 내용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도 ‘당협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으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저의 총선 공약 1번은 ‘탈원전 정책 폐기’였고, 2번은 ‘여가부 폐지’였으며, 3번은 시벌조직들에 관한 부분이었다”며 “그 중에서 여가부 폐지를 주장한 여러 이유는 제가 그동안 활동하고 말한 부분에서 익히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곧 출간할 책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저는 우리당의 정강정책 변경에 있어 ‘성인지 감수성’에 관한 부분을 도저히 동의할 수 없어, 이에 대한 항의를 당내에서도 해왔고 앞으로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 “전체주의·공산주의에 저항할 것”
김 위원장은 “이상과 같은 여러가지 이유로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을 자신 사퇴하고자 하며, 저는 늘 그렇듯, 감투 욕심 부리지 않고 제 할일을 열심히 할 예정”이라며 “전체주의, 공산주의, 폭력과 위선에 명백히 저항할 것이며, 저보다 아래 세대들의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구에서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선거 기간 중 보수진영이 이 지역에 공들이지 않아서 특별한 일을 한 게 없는 이상민 의원이 계속 당선이 되는 것이 안타까웠던 주민들께서는 ‘이번에 떨어지더라도 지역구를 꼭 지켜달라’고 말씀했다"며 “저는 제가 살고 있는 유성을 지역, 그리고 우리 과학기술계의 메카이자 대한민국의 두뇌인 이 곳을 지킬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