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이수혁 주미대사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방송

이수혁 주미대사는 12일 “한국이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미 동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이 대사는 이날 코로나 영향으로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한국이 70년 전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향후 70년도 미국을 선택해야 하냐.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다. 70년 동맹을 맺었다고 앞으로도 동맹 맺어야 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야당 의원들이 이 대사의 최근 발언이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질의를 하는 도중에 나온 발언이었다. 이 대사는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어느 한 쪽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국익의 관점에서 이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왔다.

2019년 8월 9일 주미대사에 내정된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이덕훈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사는 한미동맹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오해를 살 발언을 극도로 자제하고 양국관계 발전에만 몰두해야 하는데 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사는 “제 입으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말을 한적이 없다”며 “(한미 동맹과 한중 동맹을) 절대로 같은 비중에서 얘기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경제 측면에서 한중 관계는 중요하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이 대사는 "대한민국의 관리로 국익을 우선시해야 하지 않겠냐”면서 “국익 차원에서 중국을 경시했다가 사드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느 것은 미국, 어느 것은 중국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에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주미대사 국정감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화상 회의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해외 공관과 화상연결 국감은 헌정사상 처음이다./2020.10.12 국회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