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김종철 신임 대표는 11일 “더불어민주당이 ‘친(親)재벌 보수 정당’이 돼 가고 있다”며 “정의당이 선명한 진보 정당으로서 강력한 비판자가 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행보가 보수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책에서 선명성을, 정치 노선에서는 독자성을 강조한 것이 분석된다.
김 대표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최근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을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에 위촉한 것을 ‘대표적 보수화’의 예로 들며, “김 의원이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에 대해 ‘기업에 압박 주면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간 “민주당 2중대를 벗어나기 위해 금기(禁忌)를 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금기를 깨야 하느냐’는 질문에 “국민에겐 필요한데 진보 진영에서 회피하거나 잘 다루지 않았던 의제”라며 “공무원·사학·국민연금 통합 문제, 지방행정구역 개편, 공공 부문 개혁"이라고 했다. 다만 김 대표는 이른바 ‘노동 개혁’에 대해선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 개선 등 사회적 안전망 강화가 먼저"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취임식에서 ‘노동’ ‘평화’ 양대 기조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민주당이 긴장할 의제를 기다리겠다’고 한 축하 인사에 대해 “이제 그런 선의의 경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민주당은 정의당이 제출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함께해달라”며 “하루에 6~7명이 산업 재해로 사망한다. 이틀 전에도 대한통운 노동자가 과로로 삶을 마감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전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유화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선 ‘평화 군축’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이날 경기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서 전태일 열사, 노회찬 전 대표 묘를 참배했다. 이어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선열들이 꿈꾸신 평등과 평화의 나라, 정의당이 이루겠습니다’라고 썼다. 임기를 마친 심상정 전 대표는 이임식에서 김 대표에게 “노회찬과 심상정을 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재·보선, 대선 승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