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47)씨에 대해 “월북을 시도한 것이라면 순직으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12일 밝혔다. 이씨의 미성년 자녀들이 순직 공무원 유가족에게 주는 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황 처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월북 중 피살 당했으면 순직으로 인정받기 어렵냐’는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의 질문에 “그렇게 판단된다”라며 이같이 답했다.
황 처장은 숨진 공무원의 가족이 고등학생 아들과 8살 딸 밖에 없다며 정부가 순직을 입증해야 한다는 권 의원의 주장에는 “제도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부처에서 유족급여를 청구할 때 사실관계를 명확히 특정해서 저희한테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씨의 아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아버지는 월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경의 중간 조사 발표대로 이씨가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결론 날 경우, 공무상 순직을 인정받을 수 없어 연금 같은 유족 급여 지급이 제한된다.
이씨가 ‘위험 순직’을 인정받으면 공무원 평균 월 소득액(539만원)의 45배인 2억4255만원이 순직유족보상금으로 유가족에게 지급된다. 또 사망 당시 이씨 월급의 58%를 매달 연금으로 받게 된다.
하지만 공무원재해보상법은 “재해와 공무 간 인과관계가 없거나 자해 행위가 원인이 됐을 경우 공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 주장대로 이씨의 월북 시도가 맞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나면 순직을 인정받지 못해 유가족은 연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된다.
앞서 해경은 지난달 29일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