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명 구독자를 거느린 유명 유튜버 ‘영국 남자’의 순자산이 지난해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남자’ 구독자 대부분은 한국인이고, 방송 역시 한국인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정작 수억원 세금은 영국 정부에만 내고, 우리 정부에 납부한 세금은 사실상 ‘0원’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14일 영국 기업등록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영국남자 등의 채널을 운영하는 회사 ‘켄달 앤드 캐럿’의 순자산은 018년 2억4000만원(16만1236파운드)에서 지난해 9억1000만원(60만6331파운드)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유튜브 채널 운영 수익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라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수익이 늘면서 이 회사가 영국 정부에 납부한 법인세 등도 2018년 9300만원(6만2303파운드)에서 2019년 2억4000만원(16만2683파운드)로 크게 늘었다.
영국 국적의 조쉬 캐럿과 올리버 켄달은 2013년 런던에서 자신들의 성(姓)을 딴 이름의 회사를 차린 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회사 재무 현황을 기업등록소에 신고해왔다. 회사 주식 총 200주는 창업자 두 사람과 그 배우자들이 50주씩 보유하고 있다. 조쉬 캐럿 아내 유튜버 국가비씨도 50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영국 남자’ ‘졸리' 등 채널은 한국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영상으로 한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국 음식을 시식하며 칭찬한다든가, 영국에서 한국 음식을 만들어 시식하는 식의 내용이었다. 두 채널의 구독자는 각각 400만명, 215만명이고 대부분 한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중 의원은 “결국 런던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이 현지에서 애국심 마케팅을 하면서 국내 구독자들을 기반으로 수억원대 이익을 거두고 정작 세금은 영국 정부에 낸 것"이라며 “영국 현지에서 이들의 절세 수법도 상당히 치밀했다”고 지적했다.
켄달 앤드 캐럿은 2018년 20만1000파운드(약 3억원)를 연금으로 일시 적립해 과세 대상 수익을 줄였다. 영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절세 수법이라고 한다. 지난 7월엔 회사 주소를 런던 서부 주택가의 실거주지에서 잉글랜드 남부 웨스트서식스의 한 세무회계법인 사무실로 이전 등록하기도 했다. 이 법인은 ‘최대한의 세금 절약이 목표’라고 서비스를 홍보하는 곳이다.
회사 주소를 옮긴 것은 앞으로의 실거주지를 비공개로 하는 한편, 사업 규모가 나날이 확대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세무회계 서비스를 받기 위한 의도로 추정된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박 의원은 “외국인 유튜버들은 계좌가 국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세무조사가 어렵고 적법한 조세도 어렵다”며 “당국이 공평 과세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