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난극복 K-뉴딜위원회 점검회의에 이낙연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7월 임시국회 때 임대차 3법 등을 밀어붙여 시행에 들어갔지만 전세 대란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최근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과 함께 정책 기조 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경제상황 점검회의’도 열기로 했다. 그러나 정책 기조 전환에 대한 민주당 내 저항이 만만치 않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당 회의에서 “우리는 예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에서 새로운 접근을 시작해야 한다”며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는 주택 공급 확대 방안, 1가구 장기 보유 실거주자 세금 안심을 드리는 방안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사실상 시인한 것이란 해석과 함께, 수요 억제 등 규제 중심의 기존 부동산 정책 기조 전환을 모색하는 것 같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대표 발언에 민주당 안에서는 종합부동산세 감면 확대 추진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러나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20일 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지금도 고령의 장기 보유 1주택자에 대해서는 종부세 공제율이 80%에 이르는 상황”이라며 “민주당과 정부는 종부세 감면 확대를 전혀 검토한 바도 없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한 의장은 “다만,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는 당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은 사석에서 전세 대란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 부동산 정책 기조 전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주택임대차법을 재개정해 임대인 규제를 강화하거나 주택 소유자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정태호 전략기획위원장은 “전세난이 여론조사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주택 정책에 대한 이 대표의 반성에 동의하느냐”는 야당 의원 물음에 “의견이 다르다.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