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2002년 검찰이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를 구타해 사망한 사건과 관련 “패죽였다”는 표현한 것을 두고 “취소하라”며 윤 총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이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정부·여당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낸 윤 총장을 공격하기 위해 여당이 말 꼬투리를 잡는다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에게 “야권 정치인 윤모 전 검사장 얘기가 나온다. 억대 비자금을 받았다는 진술을 여러 번 했다는 데 수사를 뭉갠 적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윤 총장은 “윤 전 검사장 첩보는 그 양반(라임 전주 김봉현)이 아니고 다른 이모씨에게서 나왔다”며 “김봉현씨는 그 진술을 한적도 없거니와 그 일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장 의원이 “(여권 등에서) 자꾸 검사 비위로 사과하라고 그러던데 보고 받은 적 있느냐”고도 했다. 그러자 윤 총장은 “못 받았다. 지난 16일에 (김봉현의) 검사 접대 관련 기사가 나서 법무부가 감찰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나는 ‘이게 어떻게 감찰 대상이냐’고 했다”며 “또 ‘이 정도 받았으면 김영란법 위반에 수사 대상 아니냐’라고 철저히 수사하라고 했다”고 답했다. 윤 총장은 “저는 지금 수사 지휘에서 배제됐지만 수사 결과를 보고 당사자들이 어떻게 진술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까 (민주당) 소병철 의원께서 말씀하신 2002년도는 서울지검 가혹행위 치사 사건”이라며 “물론 이것도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받아들여야 겠지만, 검찰에서 수사하다가 사람을 패 죽인 것하고 경우는 좀 다르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즉각 여당측에서 누군가가 “패 죽인게 뭐예요, 패죽인 게! 제가 말한 태도가 그것입니다. 패 죽인 게 뭡니까”라며 고성을 질렀지만 윤 총장은 “(검찰이 피의자를) 때려 죽이고 패 죽인 것 아닙니까. 검찰이 잘못했다는 말씀 아닙니까. 패서 죽인 거 맞거든요”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여기는 신성한 국감장이다. 생중계중이고 전국민 보고 있다”며 “패 죽인다는 발언은 철회하라”고 했다. 윤 총장이 “그렇게 하겠다”고 하자 박 의원은 “그렇게 하겠다고 하지 말고 그 말 그대로를 철회한다고 하라”고 했다. 윤 총장은 “의원님이 그렇게 지적하면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민주당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윤 총장은 아까 답변에서 라임 사건 관련 지난 2월에 수사팀 보강하라고 하면서 검사 4명을 추천하셨다 말씀했다. 그 4명 중 (김봉현에게) 룸살롱 접대 받은 사람이 있느냐”고 하자 윤 총장은 “제가 관여하지 않았지만 전혀 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했다. 윤 위원장이 “확실하냐”고 묻자 윤 총장은 “확실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