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제50차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225호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일 더불어민주당의 내년 서울·부산 재보선 공천 결정에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는 선거 비용 838억원 전액을 민주당이 내야 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때문에 써야하는 국민 혈세이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 정도 부담은 감수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 아니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박원순, 오거돈 두 사람의 성범죄에 대해 광화문 광장에서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사죄가 먼저’”라고 말했다.

민주당 기존 당헌은 ‘자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중대 잘못으로 재보궐 선거가 열리면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과 부산은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 등으로 보궐선거 지역이 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후보를 내서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것이 맞는다”며 당헌 자체를 개정하기로 결정했다.

안 대표는 ‘후보를 내서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것이 책임정치’라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선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며 “책임진다는 것은 정해진 죄를 치른다는 뜻이다. 지금 민주당의 행태는 판사가 아닌 범죄자가 셀프 재판해서 스스로 무죄를 선고하는 꼴”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의 후보 공천이) 이념과 진영의 구태 정치에 갇혀 허우적대는 한국 정치에 그나마 남은 최소한의 정치 도의와 양심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며, 한국 정치를 더 떨어질 곳도 없는 막장으로 몰아가게 될 것”이라며 “단언컨대 오늘로써 민주당은 대의민주주의 체제 하의 공당으로서 사망 선고를 받는다. 스스로 도덕적 파산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이번 기회에 당선자의 중대범죄로 인한 재보궐선거의 경우, 원인 제공 정당의 공직후보 추천을 법률로 원천 봉쇄해야 한다”며 “정당 당헌이 아니라 공직선거법에 명시적으로 규정해서 공천에 대한 정당의 책임을 강화하는 책임정치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