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가 토요일인 7일 경북 포항과 서울 홍대 등 전국을 누비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정 총리는 최근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는 한편 민감한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내고 있다.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한명으로 코로나 사태 지휘에 집중했던 그가 본격적인 존재감 키우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세균 총리가 7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를 방문해 시장 음식을 맛보고 있다. /뉴시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지진피해 3년을 맞은 경북 포항을 방문해 피해 복구상황을 점검하고 포항 민심을 다독였다. 정 총리는 “추운 계절 따뜻한 보금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몸보다 마음의 추위를 더 느끼고 있을 이재민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지진피해지역이 조속하게 복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총리는 이어 죽도시장 등 중심지를 찾아 시민들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지원 요청을 받고 “포항은 나에게 처갓집이 있는 동네”라며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포항시의 공동체 회복을 위한 지원대책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5시부터는 젊은층이 많이 찾는 서울 홍대 거리에서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벌였다. 13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미착용 땐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점을 적극 알리기 위해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7일 서울시 마포구 어울마당로 홍대 주차장 거리에서 생활 방역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벌이며 마스크를 나눠준 외국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별명이 ‘미스터 스마일(Mr. Smile)’인 정 총리는 ‘웃으며 코로나19를 이겨내자’는 의미에서 스마일 스티커를 붙인 마스크를 나눠줬다. 그는 “마스크 한 장의 위력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내기 바란다”며 “마스크 착용이 가장 확실한 코로나19 방역”이라고 했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진두지휘했던 정 총리는 최근 공보 라인을 일부 교체한 뒤 주요 현안에 대해 과감한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있다. 직제를 바꿔 특보 3명과 자문위원 6명을 위촉하면서 ‘사실상의 대선 캠프’를 열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지난달 29일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뒤 페이스북에서 “다시는 이런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개혁에 더 속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이달 4일엔 “행정수도를 국회 분원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완결하는 것이 옳다”며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결정해 달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친문(親文) 진영의 적자로 꼽혔던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최근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받은 것도 정 총리에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이원욱 의원 등 정 총리와 가까운 인사들은 최근 ‘광화문포럼’을 만들어 사전 정비 작업에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