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이 서울 도심 곳곳에서 민중대회를 열면서 99명씩만 모여 집회를 하는 이른바 ‘꼼수 집회’를 강행한 가운데, 야권(野圈)에선 “국민기본권에도 이중잣대가 있는 것이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등 집회 주최 측은 이날 정부가 집회 당 참가자 수를 100명으로 제한하자, 전국 곳곳에서 99명씩만 모여 궐기대회를 여는 쪼개기식 집회를 했다.
서울 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에만 여의도 전국노동자대회·전국민중대회 등 민주노총 중심의 집회 31건(61개 장소)과 보수단체들의 집회 47건(85개 장소)이 신고됐다. 공공운수노조는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등에서, 금속노조는 영등포구 대방역 인근에서 집회를 연다. 민주일반연맹은 마포구 공덕역 등에 모이고 화학섬유연맹은 서울역 앞에 집결한다. 이주노조는 정오부터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집회를 개최한다. 각각 99명을 넘지 않는 사전집회 이후에는 오후 3시쯤부터 여의도공원 1문과 12문 사이에서 99명 규모의 민중대회 본대회를 연다. 본대회 후 오후 4시부터는 여의도 민주당·국민의힘 당사 인근 5개 구역에서 각각 99명이 모인 집회가 1시간가량 이어진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이에 “(앞서 개천절 집회 때) 경찰은 ‘재인산성’까지 겹겹이 쌓았으면서 광화문을 총 봉쇄했고 국민들은 코로나 불안감보다 광화문의 광경에 공포를 느꼈다. (중략) 정부가 오늘 집회의 경우엔 ‘자제요청’으로 슬그머니 발뺌하는 식이니, 네 편 내 편을 가르는 ‘선택적 방역’ ‘정치방역’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기본권의 이중잣대 뭔가요’라는 제목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올렸다. 해당 그래픽에는 지난 10월3일 개천절 집회 직전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63명(10월1일), 75명(10월2일)이 나온 것이 적혀 있다. 반면 이번 14일 민주노총 집회 직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1일 146명, 12일 143명이었다. 집회 직전 정부 대응은 그러나 개천절 집회 직전에는 경찰버스 500여대를 동원한 차벽과 1만여개의 바리케이드가 있었지만, 이번 민주노총 집회 직전엔 차벽이나 바리케이드가 없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영 의원은 “여러가지로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는 73일 만에 하루 확진자 수가 200명대로 올라선 205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