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당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으로 올 때부터 (대국민사과에 대해) 누누이 얘기를 해왔다”며 “그동안 여러 가지 당 의견을 들었고 이제는 시기적으로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당 비공개 회의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사과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가능하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직접 국민 앞에 진심을 담은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의 과거에 대해 사과를 할 만큼 정통성을 가진 분이 아니다”며 “이 문제는 김 위원장이 나설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장 의원은 “당원과 국민들에 의해 직접 선출된 당대표가 당원들의 총의를 모아도 늦지 않을 뿐 아니라, 잘잘못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차기 대선 후보에게 일임하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정식 당대표가 아니라 ‘임시직’인 비대위원장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철근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은 “헌정사에 전무한 전국 선거 4연패를 하고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도 못하고 있는 것이 옳으냐”며 “누구도 무릎 꿇고 반성하지 않을 때 나서서 대국민사과를 하겠다는 것은 진정한 용기”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에 대한 비호감도가 아직 60%를 상회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며 “(장 의원은) 지도부 흔드는 데 쓰는 그 열정을 대한민국 국민과 정권 교체를 위해 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