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절대 지지 않는 꽃길'이 정치권 화제가 되고 있다. 추 장관 측은 이날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꽃바구니 사진 4장을 올렸다. 수십 개 꽃바구니가 추 장관 집무실 복도와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 정문에 가지런히 놓여 있고, 추 장관이 이를 흐뭇하게 쳐다보는 장면이다.
추 장관 측은 “매일 장관님에게 들어오는 수많은 꽃다발로 만들어진 장관실 꽃길”이라며 “퇴근길에 또 한가득 쌓인 꽃다발에 장관님 찐멈춤”이라고 했다. 사진 속 꽃바구니엔 ‘장관님 사랑합니다’ ‘건강도 챙기세요’ ‘내가 추미애다’ 등 추 장관을 응원하는 문구도 있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본인의 페이스북도 모자라서 이제는 보좌진이 대신하는 인스타 정치까지 시작하는 모양”이라며 “인스타 계정을 보니 추 장관의 활동을 보좌진이 홍보하는 성격이던데, 본인 나서기 면구스러워 보좌진 통해 법무부 꽃길 홍보하는 모양”이라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추 장관 보좌진은 참으로 다종다양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연장 문의‘도 보좌관 업무였다. 정치권과 검찰에 따르면,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자 5선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7년 6월, 자신의 보좌관에게 아들이 복무 중인 카투사 부대의 휴가 담당 장교 전화번호를 넘겼다. 보좌관은 부대에 전화해 휴가 연장을 ‘문의’했고, 추 장관에게 “네 바로 통화했었습니다” “(아들) 서○○ 건은 처리했습니다” 등 문자를 보냈다. 해당 장교는 지난 9월 “국회의원 사적인 업무를 왜 보좌관이 처리하는지 의아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추 장관 딸의 프랑스 유학 비자를 빨리 처리하는 업무도 보좌진의 것이었다는 증언도 있었다. TV조선은 지난 9월, 2017년 당시 추미애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근무했던 A씨가 추 장관 둘째 딸 프랑스 유학 비자와 관련해 외교부에 청탁을 넣었다는 증언이 있다고 보도했다. A씨는 TV조선에 “(추 장관 딸이) 유학을 가야 하는데 신청은 늦고 입학 날짜는 다가와서 좀 빨리 처리해달라고 (청탁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문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조치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장관의 이른바 ‘분신술 법카 결제'에도 역시 보좌진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에 따르면, 추 장관은 2017년 1월 3일 충남 논산군 연무읍에서 세 차례에 걸쳐 정치자금을 결제했다. 추 장관 아들이 논산 육군 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치는 날이었다. 추 장관은 소고깃집에서 ‘의원 간담회'명목으로 14만40원을, 주유비로 5만원을 결제했다.
그런데 같은 시각, 추 장관은 민주당 대표 자격으로 경기 파주시 천호대대 장병 경려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파주와 논산이 자동차로 4시간가량 걸리는 거리임을 감안하면 추 장관은 논산 소고깃집에서 직접 결제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추 장관의 정치자금 카드가 보좌진을 통해 가족에게 전달됐거나, 보좌진이 직접 논산에서 결제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추 장관은 야당 의원 시절이던 2014년 11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딸 서모씨가 운영하던 이태원 식당에서 21차례에 걸쳐 250만원 상당 후원금을 사용한 의혹도 받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추 장관을 정치자금법 위반, 사기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