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개발을 주도한 모흐센 파크리자데 박사가 지난 27일 총격으로 암살된 가운데, 우리 정부가 사건 발생 5일만에 이번 피살 사건이 “중동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신임 대변인이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현안 관련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외교부는 2일 대변인 논평에서 “폭력적 범죄 행위는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파크리자데는 지난달 27일 테헤란 인근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런 주장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현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이번 암살에 대해 “범죄 행위이자 인권 존중 원칙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했다. 유엔(UN) 관계자도 AFP통신에 “지역의 갈등 고조로 이어질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피할 필요성과 자제를 촉구한다”고 했다.

파크리자데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이란의 핵무기 개발 계획인 ‘아마드 프로젝트’를 주도한 최고위급 관계자로 알려져있다. 서방의 압력으로 이란이 2003년 이 계획을 중단한 이후에도 비밀리에 핵 개발을 계속해왔고, 이 때문에 미국의 로버트 오펜하이머(맨해튼 프로젝트를 지휘한 핵 물리학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2013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실시했을 때 참관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는 4~6일 바레인과 UAE(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복수 국가 순방에 나서는 것으로, 외교부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미리 살피고 내년 이후 본격화될 중동발 수주전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