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8일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단독·기습 처리했다. 이 법안은 이르면 9일, 늦으면 10일 임시 국회에서 통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법사위 의원이 ‘반대 토론’을 하겠다고 했지만 여당은 이를 무시하고 통과시켰다.
앞서 여당은 이날 오전 안건조정위에 회부된 ‘야당 비토권 무력화’ 공수처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 3명과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1명 등 4명이 찬성해 기습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 2명이 안건 처리에 항의하는 도중에 민주당 백혜련 의원(안건조정위원장)이 통과시켰다. 야당은 “날치기 처리”라고 반발하고 있다.
원래 공수처법은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 찬성으로 최종 후보 2인을 선정하게 돼있다. 대통령은 2인 중 1인을 지명하고, 최종 1인은 청문회 절차를 거쳐 임명되는 구조다. 추천위원은 법원행정처장, 법무부 장관, 변협회장 등 당연직 3명, 여야가 각각 2명 추천한 추천위원으로 구성된다.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하면 최종 후보를 선정할 수 없다. 여당은 이 야당 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위해 ‘추천위원 5명 찬성’으로 공수처장 후보 2인을 선정하도록 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고 이날 이 개정안을 기습 통과시킨 것이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민주당은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공수(空輸)부대 작전같이 삼권분립을 유린했다”며 “민주당 날치기의 승전고(勝戰鼓)가 국민에겐 민주주의의 조종(弔鐘) 소리로 들린다”고 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어제는 야당 의원 발언을 속기록에 남기지 말라고 하더니, 오늘 오전에는 소위 회의를 취재하는 풀 기자 출입을 여당 소위원장이 막았다”며 “민주당은 무엇이 두려워 국민과 눈과 귀를 가리는가”라고 했다. 야당 추천 공수처장 후보인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괴물기관 공수처장 후보를 사퇴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