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요리연구가로 유명한 ‘빅마마’ 이혜정씨의 수제자가 돼 김장 만드는 법을 배우기로 했다. 최근 중국에서 “한국 김치가 중국에서 유래됐다”며 기원에 대한 논쟁을 부추기는 것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사진 왼쪽)과 요리연구가 이혜정씨. /조선일보DB

10일 주한 미국대사관 측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오는 15일 오전 11시 비영리·비정치 기관인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센터(KR)’가 진행하는 라이브 웹캐스트 행사에 출연해 요리연구가 이혜정씨로부터 김장 담그는 법을 배운다. 이번 행사는 ‘집에서 담근 김치로 코로나 블루(우울증)을 이겨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해리스 대사는 “맛있고 원조(authentic)인 한국 김치 만드는 법을 배우게 돼 신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김치의 본고장(original home)”이라고 표현했다. 외교 소식통은 “해리스 대사가 김장과 함께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한국을 강조한 데에는 최근 중국발(發) 왜곡을 의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에선 관변 매체들을 중심으로 “한국 김치가 중국에서 유래됐다”는 주장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환구시보는 지난달 29일 중국이 절임 채소인 파오차이(泡菜) 제조법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등록한 것을 두고 “한국이 종주국이라는 주장은 이미 유명무실하다”며 김치 논란을 촉발시켰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Baidu)도 최근 한국 김치에 대한 설명에서 ‘삼국시대 때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단정적인 표현을 썼다 한국 네티즌들의 비판이 일자 ‘기원에 대한 논쟁이 있다’고 수정해 기술했다.

한편 해리스 대사는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인 10일 트위터에서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중국 정부의 무슬림 탄압을 지적한 국무부 영상을 공유하며 “시의적절한 내용이고, 호소력 있게 다룬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자”며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 남용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