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스미스 미 연방 하원의원이 11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이 보이는 궤적(trajectory)들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된다”고 했다. 우리 정부의 인권 제한 조치 등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며, 한국을 국무부 ‘워치 리스트(watchlist·감시 대상)’에 올리겠다고 경고했다.

크리스 스미스 미 연방 하원의원

스미스 의원은 이날 공개한 성명에서 “한국 정부가 코로나에 대응하겠다는 명목으로 종교와 표현의 자유,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미스 의원은 미 의회 내 초당적 국제인권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뉴저지주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20선을 했다. 코로나 방역 국면에서 정부가 보수 단체의 집회를 불허하고, 교회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했던 조치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스미스 의원은 또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강행을 예고한 이른바 대북 전단 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어리석다(inane)”라고 표현하며 “북한에 지나치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법안은 전단 살포 등으로 남북 합의서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했다.

스미스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동지들은 왜 근본적인 시민적·정치적 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냐”며 “어리석은 입법은 공산주의 북한을 묵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의 민주당 의원들은 이 법안이 잘못 입안됐을 뿐 아니라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해 무서운 함의를 갖는다는 것을 인식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며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스미스 의원은 “(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미 국무부가 발행하는 종교 자유나 인권 리포트 등에 한국의 민주적 가치에 대한 헌신도를 재평가 할 것이다. 아마도 한국을 워치 리스트(감시 대상)에 올릴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말이고, 이는 아주 슬픈일이 될 것”이라고 밝혀 외교적 파장이 예상된다.

스미스 의원은 또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서는 “중국에 기울고 있다(diplomatic tilt)”고 지적했다. 하원 외교위원회 인권소위원장을 지낸 스미스 의원은 그동안 인권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의회 인사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한국 정부를 향한 이번 성명은 그 어느 때보다도 표현이 거칠고 수위가 높아, 그만큼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