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행복주택 두 가구를 돌아보며 “아늑하고 아주 아기자기하다” “신혼부부 중에 선호하는 사람이 많겠다” “신혼부부에 아이 한 명은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는 두 명도 가능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말하는 ‘아늑함’을 표현하기 위해 LH공사는 인테리어비용 4290만원을 들여 공실 두 세대를 고급스럽게 꾸미는데 집중했다. 최신식 TV와 침대, 식탁과 소파, 조명과 커피 머신 등을 놓아 빈 주택을 럭셔리 임대주택처럼 연출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16일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LH측은 이날 대통령이 방문한 주택 두 채를 급하게 꾸미기 위해 커튼이나 소품, 벽면 그림 등 가구 구입용 예산을 3300만원을 들였고 여기에 공임비 650만원과 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한 4290만원 비용을 들여 긴급 수리를 했다. 이날 소개된 주택들은 보증금 약 6000만원에 월 임대료 19~23만원 수준이었다. 행사를 위해 서민 보증금의 70% 수준의 인테리어 비용을 들여 ‘하루 보여주기’를 한 셈이다.
해당 공공임대주택엔 그러나 실제로는 주민들 하자 피해 호소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완공된 이 아파트에는 매달 한 번 꼴로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벽면 곰팡이, 누수 등 부실 시공 문제로 LH와 시공사가 책임 미루기를 하고 있는 와중에 대통령 방문 주택만을 위한 수리를 했다는 것이다. 또한 해당 임대주택 단지 가구수는 총 1640세대로 이 중 25%인 410가구는 기준을 완화해하며 모집공고를 냈음에도 비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홍보 비용도 논란이다. LH측은 이날 행사를 위해 총 4억5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테리어 등 보수비용 4290만원, 행사 진행을 위한 예산이 4억1000만원이었다. 사회자 섭외, 유튜브 촬영비용, 어린이집 앞 단상 설치와 85인치 스크린 설치 비용 등이 포함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LH 측은 “행사 비용은 해당 주택만을 대상으로 한 예산이 아니며, 공공임대주택 인식 제고 등 공공임대 홍보와 관련된 예산을 합한 비용”이라면서 이번에 급히 수리한 두 세대에 대해서도 “추후 입주 계약 완료시까지 본보기집으로 계속 사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1회용 비용이 아니라고 서둘러 해명한 것이다.
김은혜 의원은 이에 대해 “현재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공급 실상을 보면 부실시공을 비롯해 주민 요구를 외면한 것이 수두룩하다”라며 “그럼에도 대통령 행사를 위해 서민들의 실상과는 동떨어진 판타지 연출극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