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대사관에서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오른쪽)가 한국 정부를 대표해 추궈훙(邱國洪) 전 주한중국대사(왼쪽 두 번째)에게 한중 관계 발전과 양국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광화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중한국대사관

추궈훙(邱國洪) 전 주한 중국 대사가 지난 17일 주중 한국 대사관에서 한국 관계 발전과 양국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수교훈장 광화장을 받았다. 수교훈장은 국권 신장 및 우방과의 친선에 공헌이 뚜렷한 외국인에게 수여되는데, 광화장은 다섯 등급 중 최고 등급에 해당한다. 가장 최근에는 미 국방부 부장관을 지낸 존 햄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소장이 지난 8일 광화장을 받았다.

2014년 2월 부임한 추 전 대사는 지난해 말까지 6년간 한국에 머물렀다. 장팅옌(張庭延) 초대 한국 대사에 이어 둘째로 재임 기간이 길었다. 추 전 대사가 재임하던 2015년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톈안먼 망루에 올라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을 참관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과 일본에선 한국의 ‘대(對)중국 경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6년부터 한반도 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 갈등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추 전 대사의 권위적 태도와 설화가 여러 차례 문제가 됐다. 추 전 대사는 2016년 2월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을 찾아가 “만약 한국이 (사드를) 도입한다면 한중 관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말해 안보 주권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외교부가 이례적으로 중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의 뜻을 전달하며 갈등이 격화됐다.

추 전 대사는 또 사드 갈등이 잦아들 무렵인 지난해 11월에도 국회 강연에서 “미국이 한국의 본토에 중국을 겨냥하는 전략적 무기를 배치한다면 어떤 후과(뒤의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지에 대해 여러분들도 상상할 수 있다”고 경고성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대사에게 훈장을 주는 관행을 감안하더라도 한국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이 됐던 인사에게 최고 훈장을 주는 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