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열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야의 유력한 여성 후보로 거론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나란히 아들을 군에 입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상대의 ‘공격 지점’ 중 하나를 해소하며 출마를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섰다는 얘기가 나온다.
나 전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머리를 짧게 깎은 아들과 포옹하는 사진을 올리며 “오늘 아침 제 아들은 논산 육군훈련소로 떠났다”고 했다. 그는 “엄마 된 사람으로서 당연히 훈련소 앞까지 바래다주고 싶었지만, 저는 지금 패스트트랙 재판으로 서울남부지법으로 향하는 중”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은 그동안 아들 문제로 여러 차례 반대파의 공격을 받았다. 지난해 아들 김모씨가 국제학술회의 논문 포스터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았고, 일부 친여(親與) 성향 커뮤니티에선 “아들이 미국에서 태어났고 이중 국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아들을 1997년 서울대병원에서 출산했다는 내용의 의사 소견서를 공개했다. 또 검찰이 김씨의 저자 등재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한 사실도 전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박 장관 아들도 최근 군에 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박 장관 아들은 한국과 미국 국적을 모두 보유했던 이중 국적자였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출마 당시 이 문제가 논란이 되자 박 장관은 “(아들이) 미성년자인 관계로 만 18세까지는 미국 국적을 취소할 수 없다”고 해명했고, 지난해 3월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병역을 이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중 국적자의 경우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 박 장관 아들이 현재 이중 국적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 장관 측은 이날 “아들 문제를 정치에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