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27일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하면서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사퇴했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국회 입성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 지난 4월 총선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4번을 받았던 김 전 대변인이 의원직을 승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최초의 도시전문가 출신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김 의원은 미국 메사추세스공대(MIT)에서 건축학 석사, 도시계획·환경설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의원은 “전임 박원순 시장의 최대 공이라 한다면, 서울의 주인이 시민임을 각인시켰고 복지와 문화, 역사와 환경을 도시의 당연한 가치로 부상시켰다는 점”이라면서 “그러나 박 시장은 많은 일을 벌였지만 큰 임팩트를 주지 못했고, 개발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 때문인지 좋은 계획조차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던 한계가 있었다. 저는 다르다. 필요한 개발을 슬기롭게 이끄는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했다.
열린민주당은 지난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5.42%를 득표해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비례대표 1~3번이었던 김진애·최강욱·강민정 후보가 21대 국회에 진입했지만, 비례대표 4번이었던 김 전 대변인은 당선되지 못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에 입후보하려면 선거일 30일 전까지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공직선거법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궐원이 생긴 때에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소속 정당 비례명부에 기재된 순위에 따라 의석을 승계할 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인 김 전 대변인은 서울 흑석동 상가 부동산 투기 논란이 일자 작년 3월 청와대 대변인직을 사퇴했다. 김 전 대변인은 2018년 7월, 재개발 예정지인 서울 흑석동 상가주택을 25억 7000만원에 매입했다가 투기 및 특혜대출 의혹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그는 작년 12월 흑석동 집을 34억 5000만원에 매각해 1년 5개월 만에 8억 8000만원의 차익을 남겼다. 이 때문에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은 김 전 대변인을 ‘흑석 선생’으로 비꼬기도 했다.
최근 김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소식이 전해지자 친문 네티즌 사이에선 “김의겸의 국회 입성을 꼭 보고 싶다” “언론 개혁을 꼭 하실 분이라 국회에 가셔야 한다”는 글들을 올라왔다. 앞서 지난 총선에서 김 전 대변인이 낙선한 직후에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일부가 ‘김진애 사퇴 운동’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