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전 의원이 28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리더의 조건은 개인이 아닌 시대가 정한다”며 “내 개성과 역량이 시대정신과 경영 환경에 부합하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홍 전 의원의 이 같은 메시지를 두고, 일각에선 정계 복귀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 전 의원은 이날 블로그 글에서 “시대가 때로 혁명가 또는 관리자를 요구하고, 때로 엘리트 또는 서민을 선호하며, 때로 젊은이 또는 원로를 필요로 한다”고 했다. 이어 “경영도 마찬가지”라며 “회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빠르게 또는 바르게, 우직하게 또는 똑똑하게, 보수적으로 또는 공격적으로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홍 전 의원이 쓴 글에는 회사 경영에 필요한 역량이 주로 담겼지만, 과거 자신의 정치 경험에서 배운 교훈도 들어 있다. 또한 ‘움직일 때 머뭇대면 놓치고, 머무를 때 꿈틀대면 잡히는 법. 경영이나 정치도 야생과 다르지 않다’는 등의 인용구를 쓰며 경영과 정치가 비슷하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국회의원이 된 후 나는 정부와 국회를 장악한 청와대가 연일 정책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동네를 돌아다니면 싸움질 그만 하라고 내게 소리치는 분들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경영의 성과는 과정보다 중요하나, 정치의 과정은 성과를 압도했다”며 “때로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했다”고 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계를 떠난 그는 “경영자로 되돌아온 나는 ‘올가니카’의 성장을 위해 “빠르게'도 ‘바르게’도 아닌 ‘똑똑한’ 리더십을 배워야 했다”고 했다. 올가니카는 홍 전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친환경 식품업체다.
배우 남궁원(본명 홍경일)씨 장남인 홍 전 의원은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스탠퍼드대에서 법무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에는 헤럴드미디어를 인수해 최연소 언론사 CEO가 됐고, 2008년 서울 노원구 병에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나와 노회찬 후보를 꺾고 1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줄곧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