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4월 총선 때 ‘대전판 센트럴파크 조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200억원을 들여 공원을 연결하는 ‘아트브릿지’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해당 지역에 자신의 아파트를 사들인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자신이 집을 산 지역에 수백억원을 들여 도심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공약하고 추진하는 것은 전형적인 이해충돌에 해당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국회 공보에 게재된 재산신고서에 따르면, 박범계 후보자는 작년 3월 대전 둔산동에 32평형(84.95m²)짜리 아파트를 2억8500만원에 산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전까진 전세를 살다 이때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다. 박범계 후보자의 아내 주모씨는 당시 자신의 명의로 대구 중구에 단독주택과 주택·상가 등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때 박후보자가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1가구2주택이 된 것이다. 이후 박 후보자의 아내 주씨는 해당 단독주택을 오빠에게 시세 절반 가량에 매각해 ‘헐값 매각’ 의심을, 오빠의 자녀인 조카들에게도 토지와 건물을 증여해 ‘허위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박 후보자가 구입한 이 아파트는 후보자가 짓겠다고 공약한 ‘아트브릿지’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해있다. 해당 지역은 정부청사 근처라서 경찰서·시청 등이 인근에 있다. 아트브릿지가 지어지고 대전판 센트럴파크가 완성되면 가장 혜택을 보게 될 지역이 박 후보자 아파트인 셈이다. 박 후보자는 지난 4월 이곳에 200억원 가량을 들여 아트브릿지를 짓겠다고 공약하면서 “단순히 공원과 공원을 잇는 다리가 아닌,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자 관광상품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도 약속했었다. 당시 “크게 맡기시면 더 크게 해냅니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기도 했다.
박 후보자가 구입한 아파트는 작년 대비 공시가격이 31% 가량, 시세가 1억5000만원이 올랐다. 박 후보자가 이전에 거주했던 전세 아파트가 지난 8년 간 1억이 오른 것에 비하면 가파른 상승이다.
박 후보자 측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신고를 한 것이 작년 3월일 뿐 해당 아파트를 산 것은 2019년이었으며, ‘대전 센트럴파크' 조성은 대전시의 공약이기도 했다”면서 “자신이 사는 지역구의 이익을 위해 공약사업을 펼치는 것이 이해충돌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