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5일 페이스북에 시를 올려 “부끄럽다”고 했다. 그의 출마 여부를 놓고 관측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복잡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TV조선

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완하 시인의 ‘뻐꾹새 한 마리 산을 깨울 때’라는 시 전문을 올렸다. 그는 “이 시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뻐꾹새가 참 애닯고 애쓰는 구나. 저리도 혼신을 다하여 쓰러지고 무너진 산을 일으켜 세우러 저리도 마음을 다하는구나”라고 했다.

박 장관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밤낮으로 애쓰시는 대통령님, 무너지고 쓰러진 식당 사장님들 소상공인들,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버팀목이 되어 희생하고 참아주는 참 국민들,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버팀목이 되어 희생하고 참아주는 참 고마운 국민들 모두가 코로나로 힘들어 무너지고 쓰러진 산을 되살리고 치유하는 뻐꾹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 장관은 “저도 어디선가 뻐꾹새는 아니어도 작은 종달새가 되어야 할텐데”라며 “그저 부끄럽다”고 했다.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박 장관이 시를 통해 복잡한 심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여권의 유력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거론돼왔지만, 지난 1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장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 얘기는 당분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이런 이유로 박 장관이 보궐선거 출마 결정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여권에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민주당 간판으로 경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박 장관이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박 장관이 불출마 결심을 굳히면 김 전 부총리가 다음 주에 출마 선언을 하고 입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최근 여권 고위 관계자를 만나 서울시장 경선 출마 문제를 논의했고, 민주당은 비공개 여론 조사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원식 의원은 14일 라디오에서 “김동연 총리가 서울시장 대안이 없으면 출마를 검토한다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