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연설하는 문미옥 차관

문미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신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으로 취임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정부 출연 기관이다. 문 원장 임명을 두고 과학계를 중심으로 “무리한 코드 인사”라는 말이 나왔다. 문 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수차례 과학계 요직에 앉았는데, 정부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이후 또다시 정부 출연 기관장으로 임명됐다는 것이다.

문 원장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영입됐다. 당시 민주당 대표 겸 인재영입위원장은 문 대통령이었다. 문 원장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7번으로 당선돼 의원으로 활동하다 2017년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이듬해인 2018년 12월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으로 영전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관여했다.

문 원장은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때인 2018년 4월 2일 월성 1호기를 방문한 뒤 청와대 내부 보고망을 통해 ‘(월성 1호기) 외벽에 철근이 노출돼 있었다’는 보고를 올렸다. 이 보고에 문 대통령이 “월성 1호기의 영구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하느냐”고 물었고, 이 질문은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실을 통해 당시 백운규 산업부 장관 등에게 전달됐다.

이 때문에 과학계에선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문 원장을 다시 정부 출연 기관장에 임명한 것은 코드 인사란 말이 나왔다. 과학기술계 구성원으로 꾸려진 공공연구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문 전 차관이 걸어온 공직 이력은 보기 드문 코드 인사, 실세 인사”라며 “과학기술계의 여론을 무시한 채 다시 문 전 차관을 발탁한 현 정부와 청와대의 행위는 부메랑이 돼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