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백과사전 사이트 바이두(百度)가 윤동주 시인의 국적을 ‘중국(中國)’, 그리고 소속 민족은 ‘조선족’(朝鮮族)’이라고 여전히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파악됐다. 지난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져 각계에서 바이두 측에 정정 요청을 했지만, 여전히 바로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국 주재 한국 대사관 등 정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바이두 측에 윤동주 등 한국 독립운동가의 민족과 국적 표기가 잘못됐다며 이를 바르게 수정할 것으로 요구하는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바이두는 현재 윤동주뿐 아니라 독립운동가 이봉창, 윤봉길 등을 국적을 ‘조선’(朝鮮), 민족을 조선족(朝鮮族)으로 각각 표기한 상태다.
유관순, 김구, 안창호, 이회영, 홍범도 등의 국적을 ‘한국’으로 올바로 소개했지만, 민족 표기를 하지 않았다.
신규식에는 국적 항목이 없고, 이동녕에는 국적과 민족 항목 둘 다 없다.
바이두뿐 아니라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중문판은 세종대왕, 김구 등 역사적 위인과 김연아, 이영애 등 한류 스타를 ‘조선족’으로 소개하고 있다. 또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 마을에 있는 윤동주 생가 입구 표지석에는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의 역사 왜곡에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정확히 알려서 올바르게 수정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중국 정부 측에 보다 적극적으로 항의 표명을 하고, 바이두뿐 아니라 중국 각 기관 자료에 기재된 잘못된 정보를 신속하게 바로잡도록 전담팀 등을 꾸려 체계적으로 요구 조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중국 유력 매체와 유명 게임사 등은 ‘김치’와 ‘한복’을 자국 문화라고 왜곡된 보도와 콘텐츠를 제작, 유포해 한중 사이 큰 논란이 됐다. 중국 사회에서 명백한 한국 문화가 ‘중국의 일부분’으로 왜곡 표출되는 일이 반복되는 상황을 한국 정부가 중국 일개 단체의 단순 실수 또는 만성적 문제로 여기고 미온적으로 대처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